"원장님은 왜 우리 애 이름을 마케팅에 활용하지 않나요?"
한 학부모가 던진 화두이다.
2005년 처음 개원한 이래 한 번도 학생 이름을 내세워본 적이 없었다. 고등부 전문 국어학원이란, 수학이나 영어가 되는 애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상위권 학생들이 많다. 이 애들 이름만 쭈욱 나열해도 꽤 있어 보일 법하다. 그런데 왜 학생 이름을 내세우지 않았던 것일까.
가르친다는 것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인식 때문이었다.
3~4등급을 만들어내는 것은 가르치는 사람의 역량에 따라 손쉽게 성취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내신 전교 1등이나 의대 진학 등 최상위권 성적의 학생들도 가르치는 사람의 역량에 따라 온전히 성취 가능한 수준일까?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사람의 역할은 페이스 메이커라고 생각한다. 내신 전교 1등이 가르치는 사람의 주입 결과는 아니라는 뜻이다. 수능 대박으로 의대에 진학했던 애들도 함께 고민했던 결과물이었지 온전히 나의 몫이라는 생각을 할 수는 없다.
앞으로도 학생 이름을 내세워 장사할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러지 않아도 일정 수준의 학생들이 유치되고, 상위권 학생들이 찾아준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
그저 최선을 다할 일이다. 그리고 꿈을 키워 가는 아이들과 함께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